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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남 진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기사승인 2012.07.18  10: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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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관리의 신개념 '용적이양제',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

 친환경 도시재생을 위한 ‘용적이양제’ 도입방안 연구

도시계획규제로 사용 못하게 된 내 용적률, 개발 잉여지에 판다
유명무실한 기부채납보다 효율적인 공공기여로 활용될 수 있어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
공공의 토지이용규제가 명령 통제식으로 이루어지던 과거와 달리, 현 시대에는 시장 지향적 규제로 바뀌고 있어 재산권 행사의 형평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최근 서울시를 중심으로 ‘용적이양제’도입을 위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용적이양제’란 경관·고도지구나 문화재 주변지역 등 과도한 규제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용적을 역세권 등 개발 여력이 있는 지역으로 옮겨(양도와 양수), 규제지역의 재산상 손실을 경감해 줌으로써 지속적인 보존의 동기를 제공할 수 있는 도시계획 수단이다.

아울러 기반시설 수용 용량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 지역에 추가 개발을 허용해 합리적이고 유연한 도시의 밀도관리를 가능케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용적이양제를 서울시에 실제 도입함에 있어서 반드시 검토가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 연구한 결과를 ▷용적이양제의 법리적 타당성, ▷양도/양수지역 선정기준, ▷용적 거래방법과 용적이양 관리기구 등의 순서로 소개한다.

■용적이양제의 법리 검토
미국 TDR(Transfer of Development Rights) 제도의 경우 그동안 ‘개발권양도제’ 또는 ‘개발권이양제’ 등의 명칭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됐으며, 1970년대 후반부터 국내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연구들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30여 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제도가 도입되지 못했는데, 토지소유권에서 개발권을 분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 때문이었다.

   
▲ 우리나라 토지 소유권의 이해
◇용적이양제의 법적 의의=그러나 당초 TDR에서 사용된 ‘개발권(Devel-opment Rights)’은 용적률 등에 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토지 상부의 ‘공중권(air right)’의 의미가 더 정확한 것이며, 미국의 TDR관련 판례에서도 ‘미활용 공중권’은 해당 토지의 ‘가치(value)’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토지소유권의 법적 개념에 있어 소유권은 사용권·수익권·처분권이 포함된 절대적이고 완전한 권리이지만, 토지소유권의 범위는 용적률 등의 도시계획 제한 등을 포함한 토지공법들에 의해 정해진다.
그리고 허용된 토지소유권의 범위에도 조망권, 일조권 등 여러 가치들이 부속돼 있고, 광업권 등은 별도의 법률에 따라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즉, 법에서 정한 용적률은 활용 가능한 토지 상부에 해당하는 토지소유권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며 이는 토지소유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아니라 토지소유권에 부속된 하나의 ‘가치’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용적이양제는 지자체의 자치사무=용적률의 한도를 정해 토지소유권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계법’) 제78조에서 조례에 위임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용적률의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미활용된 토지소유권의 범위에 해당하는 용적률 이내의 토지 상부의 부분을 다른 토지로 이전하는 것은 용적률에 의해 토지소유권의 범위를 정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으로 보아야 한다.
이미 이러한 용적률의 조정은 기부채납 시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제도를 통해서도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용적이양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용적률에 관한 위임권한에 따른 행정특권으로 볼 수 있으며, 국계법 등 우리나라의 법체계에 부합한다.

■용적이양제의 대상 지역
◇선정원칙=용적이양제는 서울시에 처음 도입되는 새로운 도시관리 수단이므로 그 파급효과를 고려해 양도지역(Sending Area)과 양수지역(Receiving Area)을 매우 보수적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단계적으로 적용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서울시 도시계획 및 관리체계와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도시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 공공에서 관리할 수 있는 지역, 즉 공공계획이 수립된 지역 또는 계획 수립이 예정된 지역이 적용의 대상이 된다. 구체적인 양도 및 양수지역의 지정은 제도의 공정성과 도시관리기능을 담보하기 위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주관하도록 한다.

◇양도지역=양도지역은 중복 규제로 인해 기준(계획)용적률을 달성하지 못한 지역으로서 고도지구, 자연경관지구, 미관지구, 문화재보호구역 등 도시의 경관·미관, 역사유적 등의 보존 및 관리가 필요한 지역이 된다.
서울시의 경우, 이에 해당하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보존 및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일반 시민에게도 높이 인식돼 반드시 강력한 대중적 지지(strong public support)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양수지역=양수지역은 개발수요가 높아 용적률의 완화에 대한 의지가 큰 지역 중에서 기반시설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 지역으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공계획이 수립됐거나 수립될 지역이 해당된다.

■용적 거래방법
◇거래절차=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의해 양도 및 양수지역, 양도 가능한 용적의 양 등이 결정되면, 비딩 시스템(Bidding System)을 이용해 양수하고자 하는 자가 양도인을 선택하게 된다.
이후 용적보정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용적보정은 도시계획상 용도지역·지구 등 입지조건이 다른 양도지역과 양수지역이 동일한 용적으로 거래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로서 이 경우 개별공시지가를 활용한다.
서울시의 개별공시지가는 지역 간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거래의 예측성을 담보할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용적보정 절차에 의해 양도·양수할 용적의 양이 결정되면, 그 용적에 대해 시장의 가치산정이 이루어진다. 이를 바탕으로 당사자 간에 거래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면 거래가 성사된다.
이때 양도·양수지역의 거래 주체는 개별 필지 단위의 소유자가 아닌 법적 지위가 인정되는 사업시행자가 된다. 이는 개별 필지의 모든 소유자 간의 협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거래시점=양도지역이 용적을 거래할 수 있는 시점은 사업계획이 확정되는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해야 한다. 사업계획이 확정돼야만 이를 기준으로 현실적인 용적가치를 산정할 수 있고, 거래대금이 사업비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의 사용=용적거래로 얻게 되는 거래대금은 양도지역의 사업비로 사용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거래대금을 양도지역의 기반시설 등의 설치비용으로 사용하면 사업성이 개선돼 다양한 형태의 정비사업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공공이 기반시설 등의 설치비용을 초기에 지원해 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용적이양제의 메커니즘


■용적이양 관리기구

◇용적이양제 관리대장=모든 사람이 이양 가능한 용적 및 용적이 발생한 토지, 그리고 용적의 거래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거래 내용은 공시돼야 한다.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장치가 바로 용적이양제 관리대장이다.
관리대장은 공적장부로서, 용적 및 용적이 발생한 토지의 소유권 이전 및 변동 시 제3자의 예측 가능성을 증대시켜 거래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게 하고, 양도자와 양수자 쌍방에 동일한 양의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공정한 거래를 달성할 수 있게 한다.

◇용적이양제 관리기구=용적이양제 관리기구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와 공기업(SH공사 등) 공기업으로 공동 구성돼 관리기구와 중개기구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양도 및 양수지역을 심의·선정하고, 용적의 거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수립하는 등 제도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SH공사 등 공기업은 용적의 거래를 중개하고 양도·양수지역의 정보를 수집·제공하는 동시에, 용적 거래의 실시간 종합시스템을 유지하는 등 제도의 활성화와 지속성을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시범사업 통해 도입해야
용적이양제에 의한 ‘양도지역’과 ‘양수지역’의 용적이양은, 넓은 의미에서의 공공 기여로 볼 수 있다. 보존해야 할 곳과 개발해야 할 곳이 분리되고, 우리의 역사문화자원과 자연경관 등이 보존돼 미래에 더욱 그 가치를 발휘할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노후 불량한 규제지구 내의 양도지역이 다양한 형태의 주거재생이나 주거환경정비를 하고자 할 때 양도용적의 대금을 기반시설 등의 설치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사업성이 없는 규제지역의 정비사업에 기반시설 등의 설치비용을 마치 공공에서 지원해 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제도의 도입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도입은 서두르되 양도/양수지역의 선정, 용적거래방법, 그리고 관리기구 등의 내용은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 도입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고려사항에 대해서 다각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영양가가 있고 잘 된 밥이라도 뜸이 들어야 제 맛이기 때문이다.

이오주은 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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