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에 관한 세 가지 색 ‘청주’
도시재생에 관한 세 가지 색 ‘청주’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3.03.27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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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의 핵심 건설 프로젝트로 ‘도시재생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 얼마전 한 매체에 실린 기사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정부처럼 세종시 또는 4대강 같은 대형 국책사업을 내걸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처럼 ‘재생’을 ‘재개발’ 또는 ‘개발’의 다른 말로 치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것이다.

물론 도심(또는 역세권) 활성화에서부터 유휴시설의 재생(re-vitalize)에 이르기까지 도시재생의 스펙트럼은 넓고 방식과 주체도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을만들기, 커뮤니티디자인, 소규모/단계적 개발, 철거 없는 재개발, 탑다운이 아닌 바텀업 방식 등 도시재생 분야가 성장하고 정착해 온 이력은 결코 개발로 둔갑할 수 있는 히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본지는 3회에 걸쳐 청주 도심에 위치한 대규모 유휴시설을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으로 재활용하는 현상설계공모의 수상작을 연재했다. 도시재생 앞에서 건설의 방법론이 궁색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1등에서 3등작까지, 도시재생 에 대한 해석은 달랐다. 당선과 우수작은 매스를 삽입하는 방식에서 언뜻 같아 보이지만 코어에 대한 해석 등 차이가 있다. 3등작은 셋 중 가장 확실하게 슬래브를 걷어냈다.
두드러진 점은 기존 건물에 손을 많이 대면 댈수록, 새로운 제안을 하면 할수록 당선에서 멀어졌다는 것. 때문에 시공 및 유지관리 비용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어느 것이 정답일지 모른다. 그래서 심사 과정에 PT가 있었다면, 선정 후 심도 깊은 담론의 장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올해 말경 당인리 발전소(중부발전)를 재생하는 1단계 설계공모가 나올 예정이다. 2,3차는 내년에 잇따라 예정돼 있다. 앞으로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이렇듯 기존 시설의 재활용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정부조차 산업인프라에서 생활인프라로의 전향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런 즈음에 시대의 요구가 반영된 ‘재생’이란 개념에 개발사업의 논리를 더하려 들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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