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위한 공공공간 만들고 싶다”
“사람을 위한 공공공간 만들고 싶다”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7.12.01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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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 최효린(경북대 조경학과 4)

 “평생 건축업을 하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개인이 사는 건물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도시의 공공공간과 외부공간에 대해 더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공공간을 만들고 싶어 조경학과를 선택했다.”

▲ 최효린 경북대 조경학과 4학년. ⓒ지재호 기자

지난 30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는 2017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사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경북대 조경학과 4학년인 최효린 양도 수상을 위해 시상식장을 찾았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공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조경학과를 선택했다는 최효린 양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수성과 열정이 가득한 여성 조경인이다.

물리적으로 낙후된 공간이 많은 곳이 사회라는 사실과 그 것을 방치하고 있다는 현실이 자신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디라는 동아리를 만들면서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실현하는 동아리가 돼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마을에서 주민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축제를 기획하게 됐다.”

그녀는 반디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자주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듣고 더 많은 일을 찾아 나섰다. 안심마을 등 유명한 마을공동체를 찾아다니며 배우고 개선 방향성을 형성해 나갔다.

이러한 능동적 활동은 사회에서 인정을 받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선정되면서 반디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다.

그녀의 고교생활은 정체성의 혼란의 시간이었다. 남들과 경쟁하기를 싫어해 적당히 중위권 성적에 학교를 오가는 시계추와 같은 생활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학교는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혈안이 돼 이었고, 그녀는 이러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괴로웠다.

고등학교 자퇴를 선택한 그녀는 이후 방황의 시간이 시작됐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귀가는 늦어지고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재미나 일탈이 아닌 극심한 무력감과 인생에 대한 허무함이 컸다. 방에 틀어박혀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늦게까지 자고나면 식탁에는 항상 나를 위한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어느 날 이런 나를 위해 일을 가시면서도 밥상을 차려 놓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멈추지 않고 흘러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괴로움만 컸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일까. 그녀는 순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며 마음을 다 잡았다. ‘또 다른 시작’을 설계하게 되면서 낮에는 책을 읽거나 아버지를 따라 건축현장을 구경하거나 회사 일을 돕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러한 마음의 결심은 조경학과에 진학하는 계기가 되었고 학업을 진행하면서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낙후한 지역은 고령화로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소외받는 취약계층 및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된다. 또 도시기반시설이 노후화돼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이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행정만이 주도하는 사업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주민들이 도시재생과 마을공동체에 관한 교육을 듣고 그들이 마을을 만들어 나가야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

경북대 조경학과 4학년 졸업반인 최효린 양은 ‘스스로 고민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그 것이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점점 조경계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치열한 경쟁으로의 도전을 받고 있다. 굴곡이 있으면 직선도 있다. 도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희망의 문과도 같다. 때문에 최효린 양의 선택과 집중은 또 다른 조경의 밝은 구심점으로 다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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