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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공론…‘좋아요’ 가고 ‘청원’ 왔다.

기사승인 2018.04.27  2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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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 2018.04.28 20:22

   
 
페이스북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스타가 된 건축가가 있다.
신진건축사인 이양재 씨는 최근 “건축사 면허를 확대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국민소통플랫폼에 게시하고, 유효청원 수 20만명의 동의를 얻기 위해 한 달 간 적극적인 여론조성에 나섰다.

“우리끼리 페북 ‘좋아요’ 열심히 눌러봤자 소용없습니다”라는 메시지는 SNS 상이었기에 더욱 강하게 울렸고, 건축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 냈다. 발안자뿐만 아니라 건축 지망생들의 자발적인 카드뉴스 제작 등 풀뿌리민주주주의 이상적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3월 23일 청원시작, 개요는 “건축계와 젊은 건축인의 미래를 위해 ‘건축사 자격시험 합격율을 높여 건축사 면허를 확대’해 주던지, ‘5년제 건축학 교육 인증제를 폐지하고 과거의 건축학/공학 통합 4년제로 돌아가던지’…해법을 내려줄 것을 촉구합니다” 였다. 한 달 후 청원 마감일인 4월 22일, 참여인원 2천737명으로 청원은 종료되었다. 20만의 벽은 높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반영해 도입된 직접소통 수단의 하나이다. 백악관의 ‘위 더 피플’을 벤치마킹했으나, 미국은 30일 동안 10만명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 동의가 모일 경우 장관과 수석비서관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의 공식 답변을 30일 이내에 들을 수 있다.

국민청원은 정치개혁, 외교/통일/국방, 일자리, 미래, 성장동력, 농산어촌, 보건복지, 육아/교육, 안전/환경, 저출산/고령화대책, 행정, 반려동물, 교통/건축/국토, 경제민주화, 인권/성평등, 문화/예술/체육/언론, 기타 등 17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

사실 “건축사 면허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소장파 중에서도 비주류다.

업계 내 상식은 오히려 “건축사가 늘어나면 먹고 살기가 더욱 힘들어진다”였다. 매년 10%를 넘지 못하는 건축사 자격시험 합격률이나, 기준도 결과도 공개하지 않는 불투명한 시험 운영 및 시대 착오적인 시험수준 등은 건축사 진입제한을 위한 공공연한 장치로 적시되어 왔으며, 무엇보다 이는 건축계 최대 직능단체인 건축사협회의 정치력 하에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이번 국민청원 이후로 대한건축사협회지에서조차 건축사 면허 확대를 지지하는 사설이 올랐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면에서는 풍자의 대상이 될 만한 반전이다.

중요한 것은 “‘건축사 면허 확대’라는 의제가 역설적이게도 ‘먹거리의 축소가 아닌 확대’라는 접근”이 먹히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나아가 이것이 “전문직 이기주의를 넘어 건축 품질 및 공공성 확대의 전제조건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공론장에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동의수 20만을 채우지 못했다거나 BH계 관료들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가시적인 성패는 이와 같은 내용적인 변화에 비하면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다만 많은 긍정적 효과의 이면 즉, 기존의 직능단체를 신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젊은 건축가 1인이 어떠한 연대에도 의지하지 않고 나서게 되었다는 배경은 박수칠 일이 아니다.

이 청원이 아무리 참신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향후 모든 사안을 직접 민주주의 기제에 투영시키려 한다면 장기적으로 직능단체의 순기능과 생태계에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맹목적인 평가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최소 5개가 넘는 건축 직능단체들은 이를 계기로 관습적으로 행해왔던 연대와 공론화 방식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건설신문 취재부 차장 = 이오주은 수석기자 yoje@conslove.co.kr

 

이오주은 기자 yoje@conslove.co.kr

<저작권자 © 한국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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